부모 대신 칠삭둥이 백일상 차려준 간호사들 '훈훈'

입력 2024-02-29 10:18   수정 2024-02-29 10:19


외국인 부모로부터 버려져 한국에 홀로 남겨진 아기를 위해 지자체를 비롯한 병원, 복지기관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28일 부산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일 부산 동구 일신기독병원에서 1.2㎏의 칠삭둥이가 태어났다. 신장을 하나만 가지고 태어난 아기는 젖병조차 제대로 빨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약해 중환자실에 내내 누워있었다.

동구 관계자에 따르면 아기는 한 달 사이 몸무게가 200g밖에 늘지 않는 등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고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도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엄마는 병원비를 벌어오겠다며 퇴원했다가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이후 남편과 함께 자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딴 나라에서 홀로 남겨진 아기를 위해, 지자체와 병원, 복지기관은 두 팔 벗고 나섰다.

먼저 동구는 법원에 피해 아동 보호명령을 신청했다. 아기가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끔 하는 법적 조처다.

현재 아기를 돌보고 있는 일신기독병원 간호사들은 자주 우는 아이를 한 손에 안고 다른 진료를 볼 정도로 정성껏 보살폈다. 최근에는 아기에게 한복을 입히고 떡과 음식으로 구성한 백일상도 차려줬다.

동구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비는 UN 아동 권리협약에 따라 유기 아동이 의료급여 1종 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대부분 면제됐다.

아기는 다음 달 4일부터 남구에 있는 소화영아재활원으로 전원 된다. 이곳에서 대학병원에 다니며 남은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병원에 있는 간호사들이 부모를 자처하면서 아기를 성심성의껏 돌봐줬다"며 "현재 아기 엄마를 찾고 있는데, 아기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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